고용보험료율 2027년 2.0% 인상 목표, 구직급여 주6일 지급 전환 추진
고용노동부가 2026년 9월 1일 고용보험위원회에 올린 「고용보험 제도개편 방안」이 그대로 시행되면, 구직급여 월 하한액은 지금의 약 198만원에서 약 176만원으로 내려갑니다. 대신 받는 기간이 길어집니다. 소정급여일수가 150일인 사람은 5개월에서 5.8개월로, 270일인 사람은 9개월에서 10.5개월로 늘어납니다. 여기에 2027년 실업급여 계정 보험료율을 1.8%에서 2.0%로 올리는 내용이 함께 붙어 있습니다.
먼저 분명히 해 둘 것이 있습니다. 이 방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고용노동부 보도자료는 위원회가 이 방안을 "심의"했다고 적었습니다. 일부 보도가 "심의·의결" 또는 "심의·확정"으로 옮겼지만 원문은 심의입니다. 고용노동부는 "연내 법률 및 하위법령 개정을 목표로 국회 입법을 지원하고 하위법령 개정절차를 진행한다"고 밝혔습니다. 지금은 정부가 개편을 추진 중인 단계입니다.
그리고 숫자 하나를 미리 갈라 두겠습니다. 기사 제목에 붙는 "고용보험료율 2.0%"는 근로자가 내는 요율이 아닙니다. 노사가 절반씩 나눠 내는 실업급여 계정의 합계 요율이고 근로자 부담은 0.9%에서 1.0%로 0.1%포인트 오릅니다. 이 글에서는 무엇이 정해졌고 무엇이 아닌지, 하한액이 어떤 조문에서 나오는지, 기금 사정은 어떤지, 반대 측 주장은 무엇인지 순서로 정리합니다.
월 수령액은 줄고 받는 기간은 늘어난다. 줄어드는 것과 늘어나는 것이 같은 항목이 아니다.
확정된 것과 아직 아닌 것
2026년 9월 1일 고용노동부는 고용보험위원회에서 「고용보험 제도개선 TF 논의결과」를 보고하고 「고용보험 제도개편 방안」을 심의했습니다. 보도자료 제목은 "노·사 및 전문가, 9개월간 논의 거쳐 「고용보험 제도개선 TF 논의결과」 도출"입니다. 담긴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항목 | 내용 | 시점 |
|---|---|---|
| 실업급여 계정 보험료율 | 1.8% → 2.0% (노동자·사용자 각각 0.1%포인트) | 2027년 |
| 구직급여 지급방식 | 주 7일 → 주 6일. 총 지급액과 총 지급일수(120~270일)는 유지 | 명시 없음 |
| 상·하한액 연동 | 상한액을 하한액의 103%로 설정 | 명시 없음 |
| (가칭)일·가정 양립 계정 | 신설, 노·사·정 공동분담 | 2028년 |
| 조기재취업수당 지급제외 기준 | 월 소득 574만원 이상 → 300만원 이상 | 명시 없음 |
| 고용보험 적용 직종 | 보험설계사·방과후학교 강사 등 4개 직종 확대 | 2027년 1월 |
표에서 시점을 "명시 없음"으로 적은 항목은 보도자료 원문에 시행 시점이 적히지 않은 것입니다. 각 항목을 법률로 고치는지 하위법령으로 고치는지도 원문에 항목별로 나뉘어 있지 않습니다. 확실한 것은 보험료율 하나입니다. 실업급여 보험료율은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2조 제1항 제2호가 "1천분의 18"로 정하고 있는 사항이고(2025년 12월 23일 시행) 시행령이므로 국회 통과 없이 정부가 고칠 수 있습니다.
한 가지 항목은 성격이 아예 다릅니다. 보도자료는 "노동자 고용보험 제도를 소득 기반 체계로 개편하기 위한 법적 기반이 마련됐으며, 현재 하위법령 개정 등 후속조치를 추진"이라고 적었습니다. 소득 기반 개편은 이미 공포·시행된 법률입니다. 2026년 2월 19일 공포된 법률 제21372호이고 2026년 8월 20일 시행됐습니다. 위 표의 다른 항목들과 같은 바구니에 담아 읽으면 안 됩니다.
절차를 두고도 오해가 생깁니다. 보험료율은 고용보험위원회의 법정 심의사항입니다. 고용보험법 제7조 제2항 제2호가 그렇게 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3항은 위원회를 "위원장 1명을 포함한 20명 이내의 위원으로 구성한다"고, 제4항은 위원을 근로자를 대표하는 사람·사용자를 대표하는 사람·공익을 대표하는 사람·정부를 대표하는 사람으로 "각각 같은 수(數)로" 위촉한다고 정합니다. TF 논의는 9개월간 이어졌고 노·사와 전문가가 참여했습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특히, 이번 방안은 노·사와 전문가가 머리를 맞댄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며"라고 말했습니다.
여기서부터는 평가입니다. "정부가 일방적으로 강행했다"는 프레임은 사실과 맞지 않습니다. 노사가 동수로 앉는 법정 기구를 9개월 거쳤습니다. 다만 위원회가 표결로 결론을 냈는지 합의로 냈는지는 공개된 자료에서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아래에서 다룰 반대 성명이 어떻게 처리됐는지도 마찬가지입니다. 절차를 근거로 정당성을 주장하려면 그 절차의 기록이 공개돼야 합니다.
근로자가 실제로 더 내는 돈은 0.9%에서 1.0%입니다
보도자료 원문의 표현은 "실업급여 계정 보험료율 인상(1.8%→ 2.0%)"이고 보도자료 본문은 "'27년 실업급여 계정의 노동자 사용자 보험료율이 각각 0.1%p 인상"이라고 적었습니다. 즉 1.8%는 노동자 0.9% + 사용자 0.9%이고 2.0%는 노동자 1.0% + 사용자 1.0%입니다.
이 구분이 중요한 이유는 고용보험료가 실업급여 계정 하나로 이뤄져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고용보험료에는 고용안정·직업능력개발사업 요율이 따로 있습니다. 이 요율은 사업장 규모에 따라 1만분의 25에서 1만분의 85까지 갈리고 사업주가 전액 부담합니다. 그래서 "고용보험료율이 2.0%가 된다"는 문장을 월급명세서에 그대로 대입하면 근로자는 자기 공제액을 두 배 가까이 잘못 계산하게 됩니다. 명세서에서 오르는 것은 0.9%에서 1.0%입니다.
여기서부터는 평가입니다. 실업급여 계정이 적자라면 요율 조정은 논의 대상에서 뺄 수 없는 선택지입니다. 사회보험은 기여로 굴러가고 기여 없이 급여만 늘리면 결국 일반회계가 메우거나 차입이 쌓입니다. 문제는 2022년 이후 지출이 빠르게 늘어난 쪽이 실업급여가 아니라는 데 있습니다. 아래에서 보듯 3년 만에 두 배가 된 항목은 모성보호급여입니다. 실업 위험에 대비해 걷은 보험료로 저출생 대응 비용을 대 온 구조 위에서, 그 부담을 다시 같은 보험료로 늘리는 순서라면 명분이 서지 않는다고 봅니다. 뒤에서 보듯 인상분 가운데 얼마를 모성보호급여 쪽으로 넘길지는 아직 정해지지도 않았습니다.
하한액 198만원은 최저임금에서 나옵니다
구직급여 하한액은 별도의 정책 결정으로 정해지는 금액이 아닙니다. 최저임금에서 조문을 따라 내려오면 그대로 나옵니다. 2026년 기준으로 재현하면 이렇습니다.
먼저 1일 소정근로시간을 구합니다. 고용보험법 시행규칙 제91조의2 제1항 제2호에 따라 주 소정근로시간 40시간에 유급휴일 8시간을 더한 48시간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40시간 + 8시간) ÷ 48시간 × 8시간 = 8시간입니다. 조문 번호는 제91조가 아니라 제91조의2입니다.
여기에 2026년 최저임금 시간급 10,320원을 곱하면 최저기초일액이 나옵니다. 10,320원 × 8시간 = 82,560원입니다. 근거는 고용보험법 제45조 제4항입니다. 다시 고용보험법 제46조 제1항 제2호가 최저구직급여일액을 최저기초일액의 80%로 정하므로 82,560원 × 80% = 66,048원입니다. 한 달을 30일로 보면 66,048원 × 30일 = 약 198만원입니다.
상한은 반대쪽에서 옵니다.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68조 제1항이 급여기초 임금일액의 상한을 11만3500원으로 정하고 있고(2026년 7월 1일 시행) 제46조 제1항 제1호가 구직급여일액을 그 60%로 정합니다. 11만3500원 × 60% = 68,100원이고 30일이면 약 204만원입니다.
이 두 값을 나누면 68,100원 ÷ 66,048원 = 1.031입니다. 보도자료가 말한 "'26년 상·하한액 격차(3.1%)"가 바로 이것입니다. 그리고 개편 방안은 "연동비율은 우선 '26년 상·하한액 격차(3.1%)를 고려하여 103%로 설정한다"고 적었습니다. 103%는 새로 만든 기준이 아니라 지금의 격차를 그대로 굳힌 값입니다. 상한을 깎는 조치가 아니라, 상한이 하한을 따라 움직이도록 묶는 조치입니다.
주 6일 지급으로 바뀌면 이 월 금액이 내려갑니다. 한 달에 지급되는 날이 7분의 6으로 줄기 때문입니다. 발표된 방식을 2027년 최저임금 시간급 10,700원에 적용하면 월 하한액은 약 176만원, 월 상한액은 약 181만원이 되는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다만 176만원과 181만원은 고용노동부 보도자료 본문에 실린 숫자가 아닙니다. 언론이 조문에 따라 계산해 보도한 값이므로 정부가 발표한 금액으로 인용하면 안 됩니다.
대신 받는 기간이 늘어납니다. 보도자료는 "다만 총 지급액과 총 지급일수(120~270일)는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된다"고 적었습니다. 지급일수가 그대로인데 한 주에 6일씩만 지급하면 달력상 기간이 길어집니다. 소정급여일수 150일이면 5개월에서 5.8개월로, 270일이면 9개월에서 10.5개월로 늘어납니다.
여기에 반드시 붙여야 할 단서가 있습니다. "총액이 유지된다"는 것은 정부의 설명이지 검증된 사실이 아닙니다. 소정급여일수를 끝까지 채우는 사람에게는 맞는 말이지만 중간에 재취업하면 남은 일수는 받지 못합니다. 같은 시점에 재취업한 두 사람을 비교하면 주 6일 체계에서 받은 총액이 더 적을 수 있습니다. 조기재취업수당 지급제외 기준을 월 소득 574만원 이상에서 300만원 이상으로 낮추는 내용이 같은 방안에 들어 있는데(위임 근거는 고용보험법 제64조) 이는 수당을 받지 못하는 사람의 범위가 넓어진다는 뜻입니다. 빨리 재취업한 사람 쪽에서 보면 두 변화가 같은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여기서부터는 의견입니다. 상·하한 격차가 3.1%밖에 안 된다는 사실 자체가 제도의 문제를 드러냅니다. 월 204만원과 198만원, 6만원 차이입니다. 보험료를 오래 많이 낸 사람과 최저임금으로 일한 사람이 실업 상태에서 받는 돈이 사실상 같습니다. 기여에 따라 급여가 달라지는 사회보험이 아니라 정액 급여에 가깝습니다. 하한 구조를 손대는 방향 자체는 근로 유인과 기여-급여 연계 양쪽에서 평가할 여지가 있다고 봅니다. 다만 그 조정이 하한을 낮추는 방식으로만 이뤄지면 기여를 많이 한 사람의 급여는 그대로인 채 저임금 노동자의 월 수령액만 깎입니다. 연계를 복원하려는 것인지 지출을 줄이려는 것인지는 상한을 어떻게 다루느냐에서 갈립니다.
3년 만에 두 배가 된 것은 모성보호급여입니다
숫자부터 보겠습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2025년 실업급여 계정의 재정수지는 마이너스 1조8000억원이고 수입은 15조7000억원, 지출은 17조4000억원입니다. 적립금은 1조8000억원인데 공자기금 차입금 7조7000억원을 고려하면 실적립금은 마이너스 6조원이라고 적었습니다. "실적립금"은 보도자료가 쓴 표현입니다.
여기서 1조8000억원이 두 번 나오는 점을 짚어 둡니다. 하나는 2025년 한 해의 재정수지 적자이고 다른 하나는 남아 있는 적립금 잔액입니다. 우연히 같은 숫자일 뿐 서로 다른 항목입니다. 두 숫자를 섞어 읽으면 "적자만큼 더 걷는다"는 인과가 성립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보도자료는 그런 연결을 하지 않았습니다.
재정수지 적자와 적립금이 둘 다 1조8000억원이다. 우연히 같은 숫자일 뿐 서로 다른 항목이다.
지출이 빠르게 늘어난 항목은 따로 있습니다. 보도자료는 "모성보호 급여 지출은 '22년 2.1조원에서 '25년 4.3조원으로 빠르게 늘어"났다고 적었습니다. 3년 만에 2조1000억원에서 4조3000억원이 된 것입니다. 수급자도 늘었습니다. "'25년 육아휴직급여 수급자는 18.4만 명으로 전년 대비 39.1% 증가"했습니다.
모성보호급여 지출은 2022년 2조1000억원에서 2025년 4조3000억원이 됐다. 2027년 일반회계 전입금은 9000억원이다.
정부의 해법은 계정을 나누는 것입니다. 보도자료는 "정부는 논의결과를 반영하여 (가칭)일·가정 양립 계정을 '28년에 신설하고, 실업급여 계정 내 육아휴직급여 등 모성보호 지출을 동 계정으로 옮긴다"고 적었습니다. 근거로 든 논리는 "모성보호급여가 개인을 위한 사회보험이자 저출생 대응을 위한 인구정책"이라는 것입니다. 계정 이름에 붙은 (가칭)은 확정 명칭이 아니라는 표시입니다.
재원은 한 해에 다 채우지 않습니다. 보도자료는 계정 재원을 "저출생에 대한 노·사·정 공동의 책임을 고려해 '27년부터 '29년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한다"고 적었습니다. 일반회계도 같은 방식입니다. "'27년 일반회계 전입금을 0.9조원(전년 대비 50% 증액)으로 늘리는 것을 시작으로 '29년까지 전입금을 순차적으로 늘려간다"는 계획입니다. 2027년의 9000억원은 시작점이고 2029년이 확대가 끝나는 해입니다.
그리고 2027년에 오르는 0.2%포인트가 곧바로 새 계정으로 가는 것은 아닙니다. 보도자료는 "'28년에 계정이 신설되면 모성보호급여의 지출상황을 살핀 후 추가 논의를 거쳐 실업급여 계정 보험료율(2.0%) 중 이관할 비율을 결정한다"고 적었습니다. 인상분은 일단 실업급여 계정 요율로 들어가고 그중 얼마를 (가칭)일·가정 양립 계정으로 넘길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여기서부터는 평가입니다. 저출생 대응 비용을 고용보험 가입자에게 먼저 청구하는 구조가 이 방안의 약한 고리입니다. 육아휴직급여는 실업 위험에 대비한 급여가 아니라 인구정책 수단입니다. 정부 스스로 그렇게 규정했습니다. 인구정책이라면 재원은 세금, 즉 일반회계에서 나오는 것이 원칙에 맞습니다. 그런데 순서는 반대입니다. 보험료율 인상은 2027년, 계정 신설은 2028년, 재원 확대 완료는 2029년입니다. 원칙을 세우는 조치가 부담을 늘리는 조치보다 뒤에 옵니다.
더 눈에 걸리는 것은 용처입니다. 2027년에 얼마를 더 내는지는 정해졌는데 그중 얼마가 모성보호급여 쪽으로 가는지는 2028년 이후의 "추가 논의" 사항입니다. 부담의 시점만 확정하고 그 돈의 행선지는 뒤로 미룬 셈입니다. 걷는 쪽이 쓰는 쪽보다 먼저 확정되는 것은 기여와 급여를 잇는 사회보험의 순서가 아니라고 봅니다.
공자기금 차입금 7조7000억원과 실적립금 마이너스 6조원도 그냥 지나칠 숫자가 아닙니다. 차입금은 언젠가 갚아야 하는 돈이고 갚는 재원은 결국 보험료이거나 세금입니다. 적립금 1조8000억원이 남아 있다는 표현만 보면 기금이 버티는 것처럼 읽히지만 차입을 빼면 이미 마이너스입니다. 요율을 올리기 전에 이 구조를 먼저 설명하는 것이 순서라고 봅니다.
민주노총의 반대 — 결론은 겹치고 근거는 다릅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2026년 9월 2일 "[성명] 고용보험 개편...국가 책임은 뒤로, 노동자 부담은 먼저일 수 없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냈습니다. 가장 강한 형태로, 원문 문장에서 그대로 발췌해 옮깁니다.
국가의 책임 이행 없이 노동자에게 먼저 책임을 부담하라는 정부의 방안에는 동의할 수 없다
2027년도부터 노사에게 0.1%p씩 보험료 인상을 요구한 반면, 국가의 책임은 2029년도에나 이행하겠다
저출생이라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가의 책임은 이행하지 않으면서 노동자에게만 그 책임을 전가하는 구조는 정상적이지도, 지속가능하지도 않다
성명은 예산 규모도 문제 삼았습니다. "2027년도 예산도 당초 1조 원에서 9천억 원으로 후퇴한 규모를 반영했다"는 대목입니다. 다만 "당초 1조원"이라는 액수는 민주노총의 주장이고 정부 문서에서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같은 9000억원을 두고 정부는 "전년 대비 50% 증액"이라 부르고 민주노총은 "1조원에서 후퇴한 규모"라고 부른다는 점입니다. 같은 숫자가 기준점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증액도 되고 후퇴도 됩니다.
세 가지를 정확히 해 두겠습니다. 첫째, 민주노총은 노동단체이지 정당이 아닙니다. 이 성명을 특정 정당의 입장으로 옮기는 것은 사실과 다릅니다. 둘째, 민주노총은 개편 방향 전체를 반대한 것이 아니라 부담의 선후를 문제 삼았습니다. "노동계가 개편에 반대한다"로 뭉개면 주장을 왜곡하는 것입니다. 셋째, 성명에 나오는 2029년과 보도자료의 2028년은 서로 다른 항목입니다. 보도자료에서 2028년은 계정을 만드는 해이고 2029년은 그 계정의 재원과 일반회계 전입금을 "단계적으로", "순차적으로" 늘리는 일이 끝나는 해입니다.
여기서 프레이밍이 갈립니다. 성명은 "국가의 책임은 2029년도에나 이행하겠다"고 썼습니다. 반면 정부 문서에서 2029년은 국가 부담이 시작되는 해가 아니라 확대가 완료되는 해이고 전입금은 2027년에 이미 9000억원으로 50% 증액됩니다. 성명 자신도 그 2027년 9000억원을 다른 문장에서 언급하고 있습니다.
민주노총이 틀렸다는 말이 아닙니다. 완성 시점을 기준으로 보면 2029년이고 시작 시점을 기준으로 보면 2027년이며 어느 쪽도 문서와 어긋나지 않습니다. 다만 "2029년도에나"라는 표현만 떼어 읽으면 국가가 그때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처럼 들리는데 보도자료의 문장은 그렇지 않습니다. 앞서 같은 9000억원을 두고 증액과 후퇴가 갈렸던 것처럼, 같은 2029년을 두고 완료와 지연이 갈립니다. 어느 쪽 표현을 고르느냐가 곧 입장입니다.
부담은 2027년, 계정 신설은 2028년, 재원 확대 완료는 2029년이다. 부담이 가장 먼저다.
여기서부터는 의견입니다. 순서가 잘못됐다는 결론에서 이 글은 민주노총과 같은 자리에 섭니다. 겹친다는 사실을 감출 이유가 없습니다. 다만 근거는 다릅니다. 민주노총의 논거는 국가책임론입니다. 저출생은 국가가 져야 할 책임이므로 국가가 먼저 재정을 넣고 나서 노동자에게 요구하라는 것입니다. 이 글의 논거는 수익자부담과 재정건전성입니다. 고용보험료는 실업 위험에 대비해 걷는 기여금이고 인구정책 지출은 그 기여와 연결되지 않으므로 애초에 이 계정에 있어서는 안 된다는 쪽입니다.
이 차이는 결론이 같아도 다음 단계에서 갈립니다. 국가책임론을 끝까지 밀면 일반회계 전입금을 계속 늘리는 답이 나오는데 일반회계도 세금입니다. 고용보험료로 내든 소득세로 내든 같은 사람이 냅니다. 부담의 주체가 바뀌는 것이지 부담이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수익자부담 관점에서 필요한 것은 전입금 증액이 아니라 인구정책 지출을 고용보험에서 완전히 떼어내고 그 비용을 예산 심의 대상으로 올리는 것입니다. 그래야 국회가 규모를 따질 수 있습니다. 2028년 계정 신설이 그 방향이라면 시점을 앞당기는 것이 논의의 출발점이라고 봅니다.
정리
2026년 9월 1일 고용노동부가 고용보험위원회에서 심의한 「고용보험 제도개편 방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연내 법률 및 하위법령 개정을 목표로 국회 입법을 지원하겠다는 것이 정부 설명입니다.
구직급여를 주 6일 지급으로 바꾸면 월 하한액은 약 198만원에서 약 176만원으로 내려가고 받는 기간은 소정급여일수 270일 기준 9개월에서 10.5개월로 늘어납니다. 총액이 유지된다는 설명은 소정급여일수를 끝까지 채우는 경우에 한합니다. 보험료율에서 근로자가 실제로 더 내는 몫은 0.9%에서 1.0%입니다.
3년 만에 두 배가 된 것은 실업급여가 아니라 모성보호급여였습니다. 2022년 2조1000억원에서 2025년 4조3000억원으로 늘었습니다. 그런데 보험료율 인상은 2027년, 계정 신설은 2028년이고 인상분 가운데 얼마를 새 계정으로 넘길지는 그 뒤 "추가 논의"로 미뤄져 있습니다. 걷는 시점만 먼저 정해진 순서라고 봅니다.
근거와 참고
- 고용노동부 보도자료, 「고용보험 제도개선 TF 논의결과」 도출 및 「고용보험 제도개편 방안」 심의 (2026-09-01) — https://www.moel.go.kr/news/enews/report/enewsView.do?news_seq=19866
- 고용보험법 제7조 — 고용보험위원회 구성과 심의사항
- 고용보험법 제45조 — 기초일액과 최저기초일액
- 고용보험법 제46조 — 구직급여일액 산정(상한 60%, 최저 80%)
- 고용보험법 제64조 — 조기재취업 수당의 대통령령 위임
-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68조 — 급여기초 임금일액 상한 11만3500원 (2026-07-01 시행)
- 고용보험법 시행규칙 제91조의2 — 1일 소정근로시간 환산
-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 제13조 — 근로자는 실업급여 보험료율의 2분의 1을 부담
-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2조 — 실업급여 보험료율 1천분의 18 (2025-12-23 시행)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성명, 「고용보험 개편...국가 책임은 뒤로, 노동자 부담은 먼저일 수 없다」 (2026-09-02) — https://nodong.org/statement/7944078
- 구직급여 월 하한액 176만원·상한액 181만원은 아시아경제·서울신문 보도 기준입니다. 고용노동부 보도자료 본문에는 실려 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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