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 국방예산 73조2777억원 정부안, 전작권 예산 34.9% 증가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7년 국방예산 정부안은 73조2777억원입니다. 2026년 67조7040억원보다 5조5737억원, 8.2% 많습니다. 국방부는 이 가운데 일부를 「전작권 전환 및 자주국방 예산」으로 묶어 발표했습니다. 그 항목은 9조222억원에서 12조1744억원으로 3조1522억원(34.9%) 늘어납니다.
이 숫자는 확정된 예산이 아닙니다. 2026년 9월 1일 국무회의에서 「2027년도 예산안」이 의결되고 9월 3일 국회에 제출된 정부안입니다. 상임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사, 본회의 의결이 남아 있습니다. 1년 전에도 국방예산 정부안 66조2947억원이 국회 심사에서 4305억원 깎여 65조8642억원으로 확정됐습니다. 액수는 바뀔 수 있습니다.
이 예산안에는 숫자 자체보다 먼저 봐야 할 것이 하나 있습니다. 2027년부터 국방예산을 세는 기준이 바뀌었습니다. 국방부가 보도자료 각주에 스스로 밝혀 놓은 사실입니다. 기준이 바뀐 해의 증감률은 연도 비교에 그대로 쓸 수 없습니다. 이 기준 변경이 기록을 만들어낸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증가율을 낮춰 보이게 합니다. 종전 기준으로 계산해도 70조원을 넘고 증가율은 9.0%로 더 높습니다.
세 부문을 더하면 73조2777억원이 되고, 2026년 67조7040억원과의 차이는 5조5737억원이다.
2027년 국방예산 정부안 73조2777억원, 증가분 5조5737억원
1차 출처는 보도자료 「2027년 국방예산 정부안, 70조원 첫 돌파, 역대 최대폭 인상」에 붙은 세부 현황표입니다. 국방부·방위사업청·병무청이 2026년 9월 3일 오전 8시에 배포했습니다. 부문별 편성액입니다.
| 구분 | 2026년 | 2027년 정부안 | 증감 | 증가율 |
|---|---|---|---|---|
| 총지출 | 67조7040억원 | 73조2777억원 | 5조5737억원 | 8.2% |
| 전력운영 부문 | 47조2318억원 | 50조416억원 | 2조8098억원 | 5.9% |
| 방위력개선 부문 | 19조9544억원 | 22조7112억원 | 2조7568억원 | 13.8% |
| 병무행정 부문 | 5178억원 | 5249억원 | 71억원 | 1.4% |
세 부문을 더해 봅니다. 2026년은 47조2318억원 + 19조9544억원 + 5178억원 = 67조7040억원입니다. 2027년은 50조416억원 + 22조7112억원 + 5249억원 = 73조2777억원입니다. 표의 총지출과 정확히 맞습니다. 증가분 5조5737억원을 67조7040억원으로 나누면 8.23%이니 발표된 8.2%도 확인됩니다. 이 금액은 2027년 1월 1일 시작되는 2027 회계연도의 편성액입니다. 비교 기준은 2026년 본예산입니다.
증가분 5조5737억원의 절반가량인 2조7568억원이 방위력개선 부문 한 곳에서 나옵니다. 무기와 장비를 새로 사는 돈입니다. 국방부는 이를 "방위력개선 부문은 역대 최대폭(약 2.8조원) 증가"라고 적었습니다. 같은 총지출 기준으로 비중을 계산하면 방위력개선 부문은 2026년 29.5%에서 2027년 31.0%로 1.5%p 올라갑니다. 병력에 쓰는 돈보다 전력에 쓰는 돈이 빠르게 늘어나는 방향입니다. 지금까지 적은 것은 모두 표에 적힌 숫자입니다.
같은 표를 세부 항목까지 내려가면 방향이 더 분명합니다. 병력운영비는 26조3248억원에서 27조2550억원으로 3.5% 늘어나는 데 그칩니다. 전력유지비는 19조5741억원에서 21조8064억원으로 11.4% 늘어납니다. 방위력개선 부문 안에서는 항공기사업이 4조7948억원에서 6조5662억원으로 36.9%, 지휘정찰사업이 1조8926억원에서 2조4393억원으로 28.9% 늘어납니다. 기동화력사업은 3조6208억원에서 3조4703억원으로 4.2% 줄고 함정사업은 2조2071억원에서 2조1540억원으로 2.4% 줄어듭니다. 항목 사이에서 재배분이 일어났습니다. 늘어난 돈이 모든 칸에 고르게 얹힌 것은 아닙니다.
국방예산을 세는 기준이 2027년부터 바뀌었습니다
보도자료 세부 현황표 아래에 각주가 두 줄 붙어 있습니다.
* '27년부터 정부 재정체계상 국방 분야를 구성하는 전력운영·방위력개선·병무행정의 3개 부문을 모두 포괄하여 총지출 개념으로 국방예산 산정
·총지출 : 국민의 입장에서 느끼는 정부의 지출규모, 일반회계·특별회계·기금을 모두 더한 후 내부거래와 보전지출을 차감하여 산정
각주가 왜 중요한지는 언론 보도의 숫자를 검산해 보면 드러납니다. 여러 매체가 전력운영 부문이 5.9% 늘었다고 보도했습니다. 국방부가 별도로 공개해 온 2026년 전력운영비 일반회계는 45조8989억원입니다. 이를 기준으로 2027년 50조416억원을 나누면 9.03%가 나옵니다. 발표된 5.9%와 맞지 않습니다.
어긋나는 이유는 분모의 범위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국방부의 계산이 틀린 것이 아닙니다. 새 기준의 전력운영 부문은 일반회계에 특별회계·기금을 더하고 내부거래·보전지출을 뺀 값입니다. 2026년으로 계산하면 일반회계 45조8989억원 + 특별회계·기금 6조9716억원 − 내부거래·보전지출 5조6387억원 = 47조2318억원입니다. 보도자료 표의 2026년 전력운영 부문 값과 정확히 같습니다. 2027년도 같은 방식으로 49조614억원 + 7조5587억원 − 6조5785억원 = 50조416억원입니다. 50조416억원을 47조2318억원으로 나누면 5.95%이니 발표된 5.9%가 맞습니다. 국방부의 계산은 자기 정의대로 일관됩니다.
기준을 바꾼 쪽의 증가율이 8.2%로 더 낮다. 차이를 만든 것은 내부거래·보전지출 차감액이다.
종전 기준으로도 계산해 봐야 합니다. 국방부가 그동안 국방예산으로 공표해 온 값은 전력운영비와 방위력개선비의 일반회계 합계였습니다. 병무행정은 병무청 예산이라 여기에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그 방식으로 계산하면 2026년은 45조8989억원 + 19조9653억원 = 65조8642억원입니다. 이 값은 2025년 12월 국회에서 확정된 2026년 국방예산 65조8642억원과 일치합니다. 2027년은 49조614억원 + 22조7224억원 = 71조7838억원입니다. 증가분은 5조9196억원이고 증가율은 9.0%입니다.
종전 기준으로 계산해도 2027년 국방예산은 70조원을 넘습니다. 증가율은 새 기준의 8.2%보다 높은 9.0%입니다. 기준 변경이 없었다면 국방부는 더 높은 증가율을 발표할 수 있었습니다. 「기준을 갈아 기록을 만들었다」고 몰아가기 쉬운 대목입니다. 숫자는 그 반대를 말합니다. 그래서 그렇게 쓰지 않습니다.
차이가 나는 원인도 표 안에 있습니다. 새 기준은 특별회계·기금 증가분 5871억원을 더합니다. 대신 내부거래·보전지출 차감액이 5조6387억원에서 6조5785억원으로 9398억원 늘어난 것을 함께 반영합니다. 여기에 방위력개선 부문 내부거래 3억원과 병무행정 71억원을 더해 계산합니다. 5871억원 − 9398억원 − 3억원 + 71억원 = △3459억원입니다. 새 기준의 증가분이 종전 기준보다 3459억원 작아집니다. 5조9196억원에서 3459억원을 빼면 5조5737억원으로 발표된 증가분과 맞습니다. 내부거래는 일반회계에서 군인연금기금·군인복지기금 등으로 나가는 전출금입니다. 국방 분야 안에서 두 번 세지 않으려면 빼는 것이 회계상 옳습니다.
짚어야 할 것은 비교 가능성입니다. 분식 여부를 따지는 자리가 아닙니다. 국방부 보도자료 제목은 "70조원 첫 돌파, 역대 최대폭 인상"이고 부제는 "국방예산 증가율 8.2%, 최근 20년 내 최대"입니다. 부제는 「최근 20년 내」라고 범위를 스스로 한정했습니다. 기준이 바뀐 첫해의 증감률을 과거 연도의 증감률과 한 줄에 놓고 순위를 매기려면 과거 연도도 같은 총지출 기준으로 다시 계산한 값이 있어야 합니다. 국회 심의에서 확인해야 할 것은 총지출 기준으로 소급 계산한 과거 연도 계열입니다. 그 계열이 나오면 「최근 20년 내 최대」가 같은 자로 재어진 비교인지 확인됩니다.
전작권 전환·자주국방 예산 12조1744억원, 34.9% 증가
이번 예산안에서 국방부가 첫 번째로 내세운 항목입니다. 보도자료 표기는 "전작권 전환 및 자주국방 예산 34.9% 증가 ('26) 9조 222억원 → ('27) 12조 1,744억원"입니다. 증가분은 3조1522억원입니다. 이를 9조222억원으로 나누면 34.94%가 나오니 발표된 34.9%가 확인됩니다. 방위력개선 부문 전체 증가분 2조7568억원보다 큰 금액이 이 항목 하나로 묶여 발표됐습니다. 이 항목이 어느 부문의 어떤 사업들을 어떤 기준으로 모은 집계인지는 보도자료에 적혀 있지 않습니다. 부문별 표의 숫자와 대조하려면 산출 근거가 필요합니다. 국회 예산심사에서 요구할 자료가 그것입니다.
국방부가 이 항목에 넣었다고 밝힌 사업은 공지통신무전기 성능개량, 연합구성군사령부 전시 군사정보유통체계 신규 구축, 중고도정찰용 무인항공기(MUAV)와 장거리지대공유도무기(L-SAM) 조기 전력화, KF-21 최초양산 투자 확대와 후속양산 추진, 230mm 무유도탄 2차 양산, 핵추진 잠수함 사업 착수입니다. 국방부는 핵추진 잠수함을 "조선, 원자력, 방산을 잇는 40년 장기 국가산업 발전 프로젝트이며, 참여기업 1,800개 이상으로 4만개 이상의 고급인력 일자리 창출 기대"라고 설명했습니다.
개별 사업의 2027년 편성액은 이 보도자료에 없습니다. 핵추진 잠수함도 KF-21도 L-SAM도 사업 착수와 양산 추진 사실만 적혀 있습니다. 언론에 돌아다니는 사업별 금액은 이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으므로 이 글에서는 쓰지 않습니다. 방위력개선 부문 프로그램별 표에서 함정사업은 2조2071억원에서 2조1540억원으로 531억원 줄어듭니다. 핵추진 잠수함 사업비가 어느 프로그램에 얼마나 반영됐는지는 공개된 표만으로는 확인할 수 없습니다. 규모가 큰 신규 착수 사업의 첫해 편성액은 국회 예산심사 자료에서 확인할 항목입니다.
첨단전력 쪽 항목은 금액이 함께 공개됐습니다.
| 항목 | 2026년 | 2027년 정부안 | 증가율 |
|---|---|---|---|
| AI·유무인 복합체계 | 4968억원 | 7727억원 | 55.5% |
| 드론·대드론 역량강화 | 6788억원 | 8061억원 | 18.8% |
| 드론전사 양성 교육훈련 | 296억원 | 771억원 | — |
| 국방인공지능(신설 프로그램) | 1600억원 | 3610억원 | 125.6% |
여기에 수송·주둔지 경계·위험물 취급 등 피지컬 AI 실증사업이 신규 430억원으로 편성됐습니다. 국방 AI 통합플랫폼 구축에 551억원, AI 인프라 구축에 366억원이 붙었습니다. 민·군 협력 거점인 국방AX 거점 5개소 운영과 1개소 신규 구축에는 216억원이 배정됐습니다. GPU는 2028년까지 1137장을 확보하는 계획으로 적혀 있습니다.
전작권 전환·자주국방 항목의 증가분 3조1522억원은 방위력개선 부문 전체 증가분보다 크다.
병력 쪽에서는 상비예비군을 3700명에서 7000명으로 확대하고 예비군훈련 보상비를 688억원에서 903억원으로 올립니다. 훈련 참가자가 받는 금액은 동원 1형이 9만5000원에서 13만원으로, 동원 2형이 5만원에서 7만원으로 인상됩니다. 부사관 단기복무장려금은 1000만원에서 1200만원으로 오릅니다. 단기복무 임관 부사관 적금 매칭지원금은 월 최대 30만원씩 3년 지원으로 신설됩니다. 영외 거주 간부 급식비는 월 13만7000원에서 16만원으로 오릅니다.
여기서부터는 평가입니다. 병역자원이 줄어드는 조건에서는 현역을 전투임무에 집중시키고 나머지를 예비전력과 민간역량으로 메우는 것이 산수의 문제입니다. 고르고 말고 할 여지가 없습니다. 상비예비군을 3700명에서 7000명으로 늘린 것과 예비군훈련 보상비를 215억원 더 얹은 것은 그 방향에 맞습니다. 다만 규모를 보면 예비전력 관리 프로그램 자체는 2597억원에서 2981억원으로 384억원 늘어난 수준입니다. 방위력개선 부문 증가분 2조7568억원과 비교하면 자릿수가 다릅니다. 장비는 사되 그 장비를 운용할 사람의 구조 개편은 아직 시범 단계입니다. 표에 드러난 모습이 그렇습니다. 이 불균형이 국회 심의에서 다뤄질 지점이라고 봅니다.
미 의회가 이미 걸어 둔 제동 — 28,500명 하한과 제1268조
전작권 전환은 한국 예산만으로 완결되는 사안이 아닙니다.
미국의 2026 회계연도 국방수권법은 공법 제119-60호입니다. 2025년 12월 18일 대통령 서명으로 성립한 현행 법률입니다. 이 법 제1268조는 두 가지 예산 사용 제한을 담고 있습니다. 미 의회조사국(CRS) 보고서 R48877이 정리한 원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prohibit the use of funds to reduce the approximate total number of U.S. troops permanently stationed in or deployed to South Korea below 28,500 until 60 days after the Secretary of Defense meets certain conditions.
prohibit the use of funds to complete the transition of wartime OPCON "in a manner which deviates from a bilaterally agreed plan to effectuate such a transition" until 60 days after the Secretary of Defense meets certain conditions.
이 조항은 전작권 전환을 금지한 것이 아닙니다. 첫째 제한은 주한미군 규모를 약 2만8500명 아래로 줄이는 데 예산을 쓰지 못하게 한 것입니다. 둘째 제한은 「양국이 합의한 계획에서 벗어나는 방식으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완료하는 데 예산을 쓰지 못하게 한 것입니다. 두 제한 모두 국방장관이 일정 조건을 충족한 뒤 60일이 지나면 풀립니다. 「미국이 전작권 전환을 막았다」고 요약하면 조문에 없는 말을 넣는 것이 됩니다. 「미국은 아무 조건도 걸지 않았다」고 해도 조문을 지운 것이 됩니다. 조문이 건 것은 전환의 가부가 아니라 전환의 방식입니다.
2027 회계연도 국방수권법은 아직 법이 아닙니다. CRS 보고서 IN12704의 상황표에는 "The FY2027 NDAA has not been enacted and is not shown in the table."라는 각주가 붙어 있습니다. 하원안 H.R.8800은 2026년 5월 13일 발의돼 7월 22일 본회의에서 216대 212로 통과했습니다. 상원안 S.4784는 6월 15일 상원 군사위원회가 보고했습니다. 7월 14일 본회의 토론종결(cloture) 표결이 50대 46으로 부결돼 심의에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승인 규모는 하원안과 상원안 모두 약 1조1400억 달러입니다. 하원안에는 제1247조가 들어 있습니다. 제목은 "Oversight of United States military posture on the Korean peninsula"입니다. 조항 제목은 공식 법안 텍스트에서 확인되지만 본문 문구는 이 글에서 인용하지 않습니다.
국민의힘 국방위원회 소속 유용원 의원(비례대표)은 2025년 11월 5일 YTN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전작권을 두고 "(전작권을) 갖고 오는 게 맞다"면서도 "시기를 꼭 (대통령) 임기 내에 5년 하겠다, 몇 년 하겠다고 하는 건 무리와 부작용이 따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매일경제 보도). 이유로는 "북한이 우리를 겨냥한 전술핵 무기를 지금 급속도로 발전시키고 있고, 국제 정세도 우크라이나전이 아직 안 끝났다. 그리고 2027년까지 대만 해협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고 꼽았습니다. 약 10개월 전 발언입니다. 같은 위원회의 강선영 의원(비례대표)은 "전작권 전환, 핵추진 잠수함 관련 한미 간 협의 및 진행 상황을 90일마다 국방위에 보고할 수 있도록 조치를 강구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반대편 주장을 가장 강한 형태로 옮기면 이렇습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2026년 8월 14일 오후 국방부 청사에서 기자들을 만나 "여러 국방개혁 과제 가운데 가장 중요한, 우리에게 절체절명의 과제"로 꼽은 것이 자주국방을 향한 전작권 회수라고 밝혔고, 금년 안에 전작권 전환 목표 연도를 정해 회수해야 한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며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했습니다(시사저널). 국방부는 전작권 전환이 국회 사전 승인을 요구하는 사안이 아니고 추진 상황 보고와 설명을 제공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입장입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은 별도 소위원회 구성에는 반대하면서 "국회에 수시로 진행상황을 보고하고 비공개 회의 등을 통해 결과를 소상히 보고하는 게 맞다"고 말했습니다. 군사 협상의 세부를 상설 기구에서 공개적으로 다루면 협상력이 깎일 수 있다는 우려는 근거가 있는 반론입니다.
그럼에도 예산 심의라는 관점에서는 정기 보고를 제도화하는 쪽이 낫다고 봅니다. 이유는 이 예산안의 구조에 있습니다. 전작권 자체에 대한 찬반과는 다른 얘기입니다. 정부는 12조1744억원을 「전작권 전환 및 자주국방」이라는 하나의 정책 묶음으로 제시했습니다. 그 안의 핵추진 잠수함과 KF-21 후속양산 같은 핵심 사업은 개별 금액이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묶어서 제시한 금액은 묶어서 검증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 검증은 사업의 진행 상황을 정기적으로 확인할 통로가 있을 때만 가능합니다. 미 의회는 제1268조로 이미 자국 예산에 조건을 달아 두었습니다. 같은 사안에 우리 국회가 보고 주기조차 갖지 않는다면 정보의 비대칭은 국회 쪽에 남습니다. 협상 세부의 비공개와 국회 보고의 정례화는 함께 갈 수 있는 요구입니다.
아직 정부안입니다 — 국회 심의 일정
일정을 정해 놓은 것은 헌법과 두 법률입니다. 대한민국헌법 제54조 제1항은 예산을 확정하는 주체가 국회임을 명시합니다.
국회는 국가의 예산안을 심의ㆍ확정한다.
같은 조 제2항은 제출과 의결의 기한을 함께 정합니다.
정부는 회계연도마다 예산안을 편성하여 회계연도 개시 90일 전까지 국회에 제출하고, 국회는 회계연도 개시 30일 전까지 이를 의결하여야 한다.
국가재정법 제33조는 제출기한을 더 앞당겨 놓았습니다.
정부는 제32조의 규정에 따라 대통령의 승인을 얻은 예산안을 회계연도 개시 120일 전까지 국회에 제출하여야 한다.
2027 회계연도 개시일인 2027년 1월 1일에서 120일을 거슬러 올라가면 2026년 9월 3일입니다. 정부의 9월 3일 제출은 국가재정법상 법정기한의 마지막 날에 이뤄졌습니다. 헌법이 정한 90일 전은 2026년 10월 3일입니다. 국가재정법의 120일은 헌법 기준보다 30일 이른 강화 규정입니다. 법률이 헌법보다 엄격한 기한을 스스로 정해 둔 구조입니다. 두 조항이 충돌하는 것은 아닙니다.
의결 쪽 기한은 두 개를 함께 봐야 합니다. 헌법 제54조 제2항의 회계연도 개시 30일 전은 2026년 12월 2일입니다. 그 앞에 국회법 제85조의3의 상임위원회 심사 시한이 있습니다. 전문개정 2018년 4월 17일자 조문입니다. 제1항이 시한을 정합니다.
위원회는 예산안, 기금운용계획안, 임대형 민자사업 한도액안(이하 "예산안등"이라 한다)과 제4항에 따라 지정된 세입예산안 부수 법률안의 심사를 매년 11월 30일까지 마쳐야 한다.
제2항은 그 시한을 넘겼을 때 어떻게 되는지를 정합니다.
위원회가 (…) 제1항에 따른 기한까지 심사를 마치지 아니하였을 때에는 그 다음 날에 위원회에서 심사를 마치고 바로 본회의에 부의된 것으로 본다. 다만, 의장이 각 교섭단체 대표의원과 합의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즉 11월 30일까지 국방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심사를 마치지 못하면 다음 날 정부안이 그대로 본회의에 부의된 것으로 봅니다. 의장과 교섭단체 대표의원의 합의가 있으면 예외입니다. 국방예산을 실질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기간은 9월 3일 제출부터 11월 30일까지 약 3개월입니다.
9월 3일 제출은 국가재정법상 기한의 마지막 날이고, 상임위 심사 시한은 11월 30일이다.
정부안과 확정 예산이 어떻게 벌어지는지는 작년 사례에 나와 있습니다. 2026년 국방예산은 정부안 66조2947억원으로 제출됐고 국회에서 4305억원이 감액돼 65조8642억원으로 확정됐습니다. 이 65조8642억원은 이 글 앞에서 종전 기준으로 계산한 2026년 값과 같은 숫자입니다. 정부는 보도자료 끝에 "향후 국회 예산심의 과정에서 2027년 국방예산 정부안에 담긴 주요 사업들이 차질 없이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협조해 나가겠습니다"라고 적었습니다.
예산 총량을 두고 국민의힘이 내놓은 평가는 이미 나와 있습니다. 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은 2026년 9월 2일 정부 예산안 전체를 두고 "증가액과 증가율 모두 역대 최대 수준인 '슈퍼 팽창 예산'"이라고 했습니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야당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지출도 늘리고 국가채무도 늘리고 국회 통제 밖의 정부 쌈짓돈까지 챙기겠다는 역대급 '재정 폭주 고무줄 예산'"이라고 논평했습니다. 국방예산은 이 총량 논쟁과 다른 층위에 있습니다. 총지출 820조9000억원 규모의 예산안에서 국방 분야 73조2777억원을 어떻게 볼지는 총량 증가율보다 항목의 우선순위 문제입니다. 안보 예산은 삭감의 대상이 아니라 검증의 대상이라고 봅니다.
정리
첫째, 2027년 국방예산 정부안은 73조2777억원이고 증가분 5조5737억원 가운데 2조7568억원이 방위력개선 부문에서 나옵니다.
둘째, 2027년부터 총지출 기준으로 산정 방식이 바뀌었지만 종전 일반회계 기준으로도 71조7838억원으로 70조원을 넘고 증가율은 9.0%로 더 높습니다. 기준 변경은 증가율을 낮춰 보이게 합니다. 국회에서 확인할 것은 과거 연도를 같은 기준으로 소급 계산한 계열입니다.
셋째, 전작권 전환·자주국방 12조1744억원은 개별 사업비가 공개되지 않은 묶음 금액입니다. 미국 측 제한은 전환 자체를 막지 않습니다. 합의에서 벗어난 방식으로 전환하는 데 예산을 쓰지 못하게 한 제한입니다. 확정 기한은 12월 2일이며 상임위 심사 시한은 11월 30일입니다.
근거와 참고
- 국방부, 「2027년 국방예산 정부안, 70조원 첫 돌파, 역대 최대폭 인상」(2026-09-03) — 부문별·프로그램별 편성액, 총지출 산정 기준 각주, 중점 투자사업. 수치는 첨부 hwpx 원문
- 기획예산처, 「2027년 예산안 및 2026~2030년 국가재정운용계획」(2026-09-01)
-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내년 예산안 820.9조 원, 역대 최대」(2026-09-01) — 국무회의 의결일, 정부 총지출 820조9000억원, 전작권 전환 관련 정책 설명
- 국방부, 「2026년 국방예산의 구성(일반회계)」 — 2026년 일반회계 45조8989억원·19조9653억원, 확정 65조8642억원. 정부안 66조2947억원은 다음 항목 보도자료
- 국방부, 「2026년 국방예산 전년 대비 7.5% 증가한 65조 8,642억원 확정」(2025-12-03) — 정부안 66조 2,947억원, 국회 감액 4,305억원, 2025-12-02 본회의 확정 65조 8,642억원
- 국가법령정보센터, 대한민국헌법 — 제54조 제1항·제2항 예산안 심의·확정과 제출·의결기한
- 국가법령정보센터, 국가재정법 — 제33조 예산안의 국회제출, 회계연도 개시 120일 전
- 국가법령정보센터, 국회법 — 제85조의3 제1항·제2항 예산안등 심사기한과 본회의 자동 부의, 전문개정 2018-04-17
- CRS, U.S.-South Korea Alliance (R48877, 2026-03-16) — FY2026 국방수권법(공법 제119-60호) 제1268조 원문 요약
- congress.gov, S.1071 — National Defense Authorization Act for Fiscal Year 2026 — 2025-12-18 Public Law 119-60 성립 경과
- govinfo, Public Law 119-60 — Date Approved December 18, 2025
- CRS, FY2027 NDAA: Status of Legislative Activity (IN12704, 2026-09-01) — 하원 통과 216-212, 상원 cloture 부결 50-46, 미제정
- CRS, FY2027 NDAA: Summary of Funding Authorizations (IN12703) — 하원·상원안 승인 규모 약 1조1400억 달러
- H.R.8800 공식 텍스트 — 제1247조 조항 제목
- 국회 의원정보, 유용원 — 소속 정당과 상임위원회
- 시사저널(2026-08-14) — 안규백 국방부 장관 발언. 8월 14일 오후 국방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 재임 기간 역점 과제를 묻는 질문에 대한 답
- 매일경제(2025-11-05) — 유용원 의원의 YTN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 출연 발언. 전문은 네이트 미러에서 확인
- 한국경제(2026-08-23) — 강선영·김병주 의원 발언, 국방부의 국회 사전 승인 불요 입장
- 뉴시스(2026-09-02) — 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 논평. 기사는 예산안을 93조 원 증가, 12.8% 늘어난 821조 원으로 전함
- 뉴스핌(2026-09-01) — 유상범 의원(국민의힘,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야당 간사) 논평
- 헤럴드경제(2026-09-03) — 국방부 설명. 핵추진잠수함 약 1000억원·KF-21 3조3000억원·L-SAM 약 3000억원 등 사업별 금액은 이 기사에 실린 언론 보도치로 국방부 1차 자료에는 없음. 본문이 이 금액을 쓰지 않은 것과 대조되는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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